전시기간 : 2006년 9월 6일 ~ 10월 4일

마음의 눈으로 본 한국 The abstraction of Korean landscape

지난 2001년 레노베이션에 들어간 뉴욕 Museum of Modern Art (MOMA)의 3년간의 공사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하여 2004년 재개관과 함께 MOMA에서 개인전을 가졌던 독일 사진작가 마이클 웨슬리(Michael Wesely)가 2006년 9월 1일 서울 청담동의 더 컬럼스 갤러리에서 한국 초대전을 갖는다. 지난 해 서울 시립미술관 에서 주최한 서울포토트리엔날레에 초대되어 작품의 일부를 소개한 적이 있는 웨슬리는 그만의 독창적인 시각과 화법으로 이미 세계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중견 작가이다. 스스로 고안해 낸 카메라 (일반적으로 조리개 부분이 동그랗게 열리지 않고 가로로 좁게 열리는)로 장시간의 노출을 통해 얻어낸 이미지들은 여러 색의 수평적 집합으로 녹아 든다. 때로는 급격한 색의 변화로 거칠게도, 때로는 살며시 서로를 포개어 안아 부드럽게도 느껴진다. 희미해져 버린 이미지들은 본래의 모습과 의미의 직접적인 끈을 놓쳐버리고 수평적인 안정감과 색채의 특징으로 "어느 풍경"임을 짐작하게 할 뿐이다.
뮌헨에서 태어나 현재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웨슬리는 그 동안 수많은 도시들을 여행하며 사진에 담았다. 그 중 그가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품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구 동독 지역에서 얻은 이미지들이다. 독일 민주주의 공화국이란 이름 아래 이상적인 사회주의 체제를 꿈꿨지만 붕괴 후 이제는 여러 사회적인 갈등과 상처를 경험하고 있는 곳, 그 한 가운데를 웨슬리는 카메라로 담아내었다.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는 그 분위기와 상황을 담담히 기록하고 나서 작가는 이제 지구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 국가, 한국에 관심의 눈을 돌렸다. 통일 전망대에서, 그리고 자유로에서, 하나같이 화합과 행복을 암시하는 장소에서 바라봐 서일까 북한의 풍경은 푸른 들판과 파란 하늘만큼 평온하게 펼쳐져 있다.

또 하나, 이번 전시에 선보일 창덕궁의 인정전. 다른 이미지보다 더 아스라한 색감과 형상으로 마음의 눈을 한 층 더 크게 뜨게 하는 옛 궁궐의 모습은 절대 위엄과 신비를 느끼게 한다. 한 시절의 찬란했던 왕조, 그 엄숙하고 고결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 하다.

웨슬리는 카메라를 통해 시간과 빛과 이미지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는지를 지켜본다. 장시간의 노출은 피사체가 속한 공간과 시간을 한꺼번에 담아 내기에 우리가 육안의 물리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피사체가 아닌, 정신 혹은 마음의 눈으로 이해한 그 대상의 본질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어원학적 의미에서 "photograph"가 "빛으로 쓰는" 이라는 의미라면, 마이클 웨슬리의 풍경 사진들은 사진과 지각(知覺) 그리고 피사체와의 관계에 대한 "빛으로 쓴 편지"일 것이다.

더 컬럼스 아트센터 대표 장동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