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real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사이”

더 컬럼스 갤러리가 포토그래피 기법을 근간으로 작업을 하는 현대 작가들의 전시 "unreal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사이"를 개최합니다. 대상을 표현하거나 재현하는 방법으로 회화나 조각처럼 재료의 물성이 그대로 전해지는 쟝르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 작품과 자신이 시간과 공간이라는 틀 안에 공존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이 비록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추상적인 표현이라 할지라도 만져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실감을 전달해 주기에 어느새 추상적인 개념이나 기억, 생각들이 묵직한 존재로서 사실감을 드러냅니다.

이와는 달리 포토그래피는 카메라라는 도구를 통해 본 대상을 화면에 입혀낸 것이기에 관객은 그것이 비록 현존하는, 사실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회화나 조각만큼 손에 쥐어 볼 수 있을 것 같은 사실감을 느껴보지 못한 채, 언제나 들여다 보는 입장에서 앞에 가로막힌 무언가에 의해 접근이 제지되는 아쉬움을 경험하곤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감각이 묶여버리면 나머지 감각이 강력해 지듯, 관객은 곧 그 아쉬움을 채워낼 든든한 도구를 찾아냅니다. 바로 호기심과 상상력 입니다. 물리적인 한계에 제한 받지 않는 두 가지 무기로 재무장하고 나서 바라본 작품은 그 만큼 더 무한한 의미와 경험을 선사해 줍니다.

리나 킴(Lina Kim)이 옛 동독의 군사기지 폐허에서 발견해낸 고요와 정적의 아름다움은 냉전 체제의 한 복판에 있던 이 장소가 과연 존재했을까 의심하게 만들 만큼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고, 마시모 비탈리(Massimo Vitali)가 옮겨낸 북적이는 도심 속이나 한가로운 해변가의 사람들의 모습은 작가가 포착해 낸 관점에 의해 마치 연출된 화면인 것처럼 잘 짜인 생동감과 재미가 전해집니다. 한 편 이제는 사람들의 자취가 사라진 인도의 옛 건물들 속에서 과거의 웅장했던 기억과 흔적을 찾아낸 브라이언 매키(Brian McKee)의 Urbanus 시리즈에서 역시 보는 이들은 불과 수 십 년 전에 살아 숨쉬던 우리 삶의 한 조각을 마치 고대 그리스 로마의 신화인 것처럼 바라 보게 됩니다.

포토그래피 기법이 선사하는 매력은 존재와 부재, 현실과 비현실, 사실과 거짓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 상상과 경험의 폭을 대폭 확장시켜 주는 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관객은 이탈리아 해변에 누워 망중한을 즐기는 자유인이 되고 또 한편으로는 고요한 방안에 앉아 내면의 방문을 열어 사색을 시작하게도 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시간의 흐름이 응축된 독특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마이클 웨슬리(Michael Wesely), 절망으로 무너져 내리는 도시의 빈민가에 꿈 같은 낭만의 집을 지어주는 디오니시오 곤잘레스(Dionisio González), 숨기고 싶은 내면의 욕망을 대신 외쳐주며 정답이 없을 것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이 결국은 스스로에게 있음을 인식시켜 주는 다니엘레 부에티(Daniele Buetti) 등, 참여 작가들의 각기 다른 시각을 통해 무엇이 진정 현실이고 무엇이 아닌지, 관객 스스로 결정하고 바라보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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