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마커스 린넨브링크 Markus Linnenbrink
전시기간 2007년 3월 7일(수) ~ 4월 7일(토)
전시장소 더 컬럼스 갤러리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63-14
전시문의 김혜진 양정윤 이경미 이지원 전세영 T 3442 6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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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Preview & Wall work performance
3월 6일(화) 오후 2시 - 5시
Opening Reception with artist
3월 7일(수) 오후 7시 - 9시
본 전시를 위해 작가가 내한합니다.
작가와의 오프닝 리셉션에 초대합니다.


관객이 스스로에게서 찾는 즐거움

마커스 린넨브링크(Markus Linnenbrink)의 작품에는 넓은 스펙트럼의 표현 방법이 유난히 눈에 띄는데, 그 종류가 전통적인 캔버스 회화에서부터 부피가 큰 에폭시 레진, 삼차원의 색 조형물 그리고 바닥, 천정, 벽 등 공간 전체를 칠한 소위 컬러 스페이스까지 재료와 크기가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한 재료의 범위를 넘나드는 작가에게 있어서 그 모험의 시작은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꽤 오래 전부터 캔버스 이외의 재료에도 관심을 두고 실험을 해왔고 대학 시절부터는 물감을 직접 섞어서 만들어 썼기 때문에 어느 시점부터는 바탕이 되는 표면작업도 여러 재료를 혼합해서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여러 번 거치다 보니 다양한 바탕 화면을 구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의 작품을 마주하면서 드는 첫 느낌은 어마어마한 깊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왁스로 마감한 표면은 언뜻 관객과 작품 사이를 갈라 놓는 표피처럼 보이면서 동시에 작품을 더욱 깊숙이 뚫고 바라볼 수 있게도 한다. 왁스로 마감한 작품은 그 밑바닥까지 투명해 보이지만 이런 류의 작품은 곧잘 환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모든 것이 드러나는 역설적 의미에서의 환상을 말이다. 하지만 린넨브링크의 작품에는 어떤 속임수도 없고 각 작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관객들은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표면의 매끈함 때문에 일견 메마르고 생동감이 떨어져 보임에도 불구하고 작품들이 색감과 질감 때문에 상당히 감각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왁스로 표면을 처리한 작품 가까이 다가가면 밀랍의 향긋한 냄새가 새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작가의 “나의 목표는 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깊고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라는 고백이 은은히 퍼져나가는 것 같다.

린넨브링크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비법은 계속 위치를 바꿔가며 봐야 하는데 숨어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방식으로는 감상하는 과정이 결코 끝이 날 수가 없는 것 같지만 “작품은 얼굴을 맞대고 있는 사람처럼 다른 각도에 따라 각기 달리 보이는, 서로 독립된 개체다.”라는 작가의 말을 떠올려 보면, 그 속에 담긴 여러 가지 표정과 다양한 생각과 풍부한 이야기를 찾아내고 이해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있어 하나의 길고 재미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의 물감이 흘러내리는 그림을 예로 들어보면, 이 작품은 제한된 영역에서 벗어나 계속 진화를 한다. 캔버스를 떠난 순간 중력이 그 다음 작업을 맡게 되면서 물감은 흘러내리는 도중에 얼어버린 듯, 잡을 수 없는 순간이, 그 찰나가 일시 정지된 상태로 유지된다. 작가가 끝맺음을 낸 마지막 단계에서 조차 본래의 창조 과정을 거치며 얻은 다이내믹한 힘에 의해 자체적으로 빛이 나며 생명력을 이어나가는 린넨브링크의 작품은 그래서 더욱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음미하여 할 대상이 되는 것이다.

 

                                                                더 컬럼스 대표 장동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