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Exhibition
b. 1961, Austria
1961년 오스트리아에서 출생한 로베르트 샤베르의 ‘Zentralformen (Central Forms)’ 중앙 양식이라는 대표적 시리즈는 50-70여 층의 레이어를 겹쳐 올린 아크릴 물감의 원형 이미지로 관람객의 시선을 단번에 이끈다. 샤베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작품 앞에서 움직이며 지속적으로 감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즉 관람자의 동선과 조명의 위치에 따라 작품 속의 하늘색에서 보라색, 자주색으로 변해가는 섬세하고도 다채로운 색상의 스펙트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숨겨진 색의 세계 속 풍요로움을 체험할 수 있는 로베르트 샤베르의 작품은 무지개의 빛깔 혹은 한 순간의 섬광에 가깝다. 원형 속에 표현된 독특한 광학적 특성은 영원하고도 무한한 우주 혹은 태양의 형상을 상징하듯, 자연의 중심인 나무의 나이테와 같이 표현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하나의 중심을 구축하여 캔버스 내부에서 외부로 무한히 확장하는 화면은 유기적인 형태를 내포하며 작품과 공간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은 빛의 속성과도 연결된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항상 강조하는 것은 색이 단순히 하나의 색으로 규정되기보다는 빛과 공간, 내부와 외부, 관람객과 작품 사이 등이 고려된 다양한 관계의 다채로운 총체라는 것이다.